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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취미/마술

서스톤의 3법칙은 누구를 위한 법칙일까?

by 껨독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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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후 본격적으로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본격적이진 못했음...) 마술을 한두개씩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어떤 동영상 강좌 사이트가 있었고, 거기서 휴대폰 결재로 몇천원씩 충전하면서 유료 해법 영상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저의 관심사는 주로 카드마술이었으며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유명한 트릭들을 이 때 알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학교에서 마술 동아리에 가입하게 됩니다. 2학년이 되어서 뒤늦게 가입한 마술 동아리 활동은 사실 그리 오래 지속되진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서스톤의 3법칙

1. 마술을 하기 전에 현상을 미리 설명하지 말라
2. 같은 마술을 반복해서 보여주지 말라
3. 마술의 해법을 공개해서는 안된다

 

동아리 가입 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첫번째 렉처에서 선배들이 수없이 강조했던 서스톤의 3법칙은 방구석에서 동영상 보면서 카드 조금씩 만지작거리던 저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말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줍잖은 실력으로 마술을 보여주고, 사실 이건 이렇게 하는거야! 라며 자랑삼아 해법을 떠드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현상을 연출하는 즐거움보다도, 내 지식을 과시하는 즐거움이 더 컸던 모양입니다.

 

문제는 저의 즐거움이 아니었습니다. 해법을 공개함으로 인해 보는 사람의 즐거움을 빼앗았던거죠. 이제 다시는 그 트릭을 사용한 마술을 보면서 예전과 같은 즐거움과 신기함을 느끼지 못할테니까요. 서스톤의 마지막 세번째 법칙은 사실 마술사들을 위한 것이 아닌, 청중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취미로 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직면하는 고난과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거 어떻게 한거야?"

"확인해봐도 되냐?"

등등...

 

특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마술을 보여줄 기회가 많은 전문 마술사에 비해, 저와 같은 방구석 취미 마술인은 보여줄 사람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친한 사람들이라 더더욱..) 이러한 상황에 자주 노출되곤 합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해법을 털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레파토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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