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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취미/도서 리뷰

배꼽 - 오쇼 라즈니쉬

by 껨독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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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오쇼 라즈니쉬

혹시 인도 철학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인도는 인더스 강 유역에서 기원된 고대 문명의 원류가 21세기까지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 문류와 문명이 굉장히 오래되고 다채로운 나라입니다. 그만큼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인도 사상도 굉장히 나름의 역사와 깊이를 자랑합니다.

오쇼 라즈니쉬라는 철학자는 1980년대 인도 철학을 기반으로 한 명상 열풍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그가 생전에 들려준 우화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리고 1990년대 우화 에세이 열풍의 시작을 알린 책이기도 합니다.

'배꼽', '탈무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등등, 1990년대는 우화와 명상 에세이의 전성시대였습니다. 이러한 책 제목들은 아마 제 나이대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제목들이고 어딜 가나 책꽂이에 한권쯤 꽂혀 있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각자 담고자 하는 삶의 진리와 철학을 어렵지 않은 우화나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책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배꼽' 은 인도의 문화 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사상과 철학을 아주 쉬운 우화로 풀어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초등학생때 접했습니다.  그땐 우화가 재미있어서 읽었는데요, 나이가 든 지금은 우화 속에 담겨진 삶의 모습들을 한번씩 생각해보면서 읽으면 잔잔한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이 특히나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공중화장실에 가보면 아직도 종종 마음이 따뜻해지는 문구들이 붙어있곤 합니다.  그러나 그 문구에 마음을 쓰기에는 현대 사회는 너무나 바쁘고, 효율적입니다.  때로는 멈춰서서 잠시 생각에 잠길 시간이 요즘엔 없습니다.  언제나 심심함을 달래주는 스마트폰이 함께 있거든요.  한번쯤은 일부러라도 생각에 잠길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화1>

어떤 사람이 차를 몰고 어느 시골길을 달리는데 문득 커다란 표시판이 보였다. 거기엔 이렇게 씌여 있었다. 

'개조심'

조금 더 가자 또 표시판이 나타났다. 이번엔 더 큰 글씨로 씌여 있었다.

'개조심'

잠시 후 그는 농가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 집 앞엔 쬐그마한 푸들 강아지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거였다. 

그 사람이 묻기를,  "이게 뭐요. 저렇게 쬐그만 강아지가 집을 지킬 수 있나요?" 

농부가 말하기를, "아 천만에 말씀을. 그러나 표시판이 지켜주죠. 암요."


<우화2>

어느 유명한 정신분석가에게 환자가 찾아왔다. 그는 환자에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제가 너무 바빠서요. 첫 상담에서는 환자 분의 이야기만 들으면 되니까 여기 녹음기에다 하고 싶은 말을 좀 녹음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면 제가 나중에 들어보겠습니다.”

그러자 환자가 말했다.

“그렇게 하죠.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그러고 나서 정신분석가가 방을 나오는데, 2분도 지나지 않아 환자가 상담실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정신분석가는 깜짝 놀라 쫓아가 물어보았다.

“왜 그렇게 일찍 가십니까? 벌써 다 말씀하신 건가요?”

환자가 말했다.

“보십시오. 저도 아주 바쁜 사람입니다. 이미 여러 병원을 가봤고요. 상담실로 가보십시오. 당신 녹음기에다 대고 제 녹음기가 할 말을 하고 있을 겁니다.”


어떤가요? 사실 뭐 빵터질만큼의 예능적 유머코드라고 할 순 없으나, 잔잔한 해학을 담고 있습니다. 요새는 절판된 지 오래되어 헌책방 같은 곳에서나 구할 수 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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