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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적의 화장법 - 아멜리 노통브

by 껨독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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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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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멜리 노통
출판
문학세계사
출판일
2004.07.26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게 되면서 정말 한달에 책 한권을 읽기가 힘들어진 지금이지만, 한 때 그래도 독서를 정말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 나 책읽는거 참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ㅠㅠ)

전작주의 독서법을 아시나요? 작가 한 명을 정해서 그 작가의 모든 책을 읽는 독서 방식을 말하는 건데요. 제가 처음으로 '전작주의'에 입문하게 되었던 작가가 바로 아멜리 노통브, 그리고 그 첫만남이 바로 '적의 화장법' 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책은 굉장히 짧아요. 서점에서 선 채로 한번에 다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시간? 2시간? 정도 걸린것 같아요. 그만큼 한 호흡으로 읽기 좋은 책이며, 마치 한 편의 독립영화와도 유사한 호흡의 내용입니다. 그 이유는 책의 내용이 모두 두 사람의 대화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희곡...이야??)

 

'적의 화장법'이라는 이 의미심장한 제목은 어쩌면 지겨운 또 한번의 비유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 뒷면의 저자 사진은 작가보다는 배우에 가까왔기에 이 빨간 표지의 강렬한 책은 읽히기도 전에 일종의 '적'처럼 다가올 수 있다. (표지확대를 클릭하면 작가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백 오십여 페이지의 길지 않은 이 책은 대화로 채워져있다. 공항에서 책을 읽으려는 제롬 앙귀스트에게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인물 텍스토르 텍셀이 말을 걸어온다. 피하려 하지만 지겹게 달라붙는 그 타자 텍스토르는 결국 그 강렬한 대화를 통해 제롬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는다. 누구의 승리일까.

냉소 가득한 이 대화를 끌어가는 기술이 대단하다. 하지만 그녀의 이 아이러니컬한 냉소는 단지 그녀의 심정적 강렬함을 포장하는 수단일 뿐, 그 안에 담겨진 이 책의 정서라는 것은 책표지만큼이나 뜨겁고 또 빨갛다.

- YES24 책 소개 -

등장인물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언뜻 기묘하면서도 일상적이지 않아보이지만, 독특한 흡입력으로 저를 끌어들였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때 앓았던 중2병을 자극하는듯 하면서도, 비대면 시대의 키보드 배틀을 보는듯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시간 남짓의 호흡 끝에 기다리고 있는 반전까지 더해서 아멜리 노통브의 팬이 되기엔 충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짧고 부담없이 한번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전작주의 작가로 아멜리 노통브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작품들이 모두 길이가 짧기 때문입니다. ㅎ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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