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미래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게임을 하느라 시간이 가는줄 몰랐는데 어느새 다음날 아침이 되어있다던지...
크리스마스에 만날 사람이 없어서 24일 밤부터 잠만 잤더니 26일이 되어있다던지...(ㅠㅠ)
이런 경우 여러분은 몇시간 뒤로 시간여행을 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실제 미래로의 시간여행이 구현된다면 이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미래로의 시간여행은, 단지 나의 시간보다 주변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기만 하면 됩니다.
인간이 수백만 년 후의 미래로 가서 황폐화 된 지구를 다시 번성케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스티븐 호킹 -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미래로의 시간여행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과거로의 시간여행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입장을 갖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거꾸로 거스르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기가 막힌 실험을 하나 구상했습니다.
#1. 스티븐 호킹의 시간여행자 파티
그는 파티 초대장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초대장에는 파티의 장소와 시간이 적혀있었죠.
얼핏 보면 평범한 초대장 같은데요 이 초대장은 파티가 끝날 때까지 아무에게도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파티는 미래의 시간여행자들을 위한 파티였으니까요.
스티븐 호킹을 파티가 끝난 뒤 초대장을 널리 공개합니다. 이 초대장을 최대한 많이 퍼트려 달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초대장의 메시지가 충분히 먼 미래까지 존재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인류의 미래 어느 시점에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면 누군가 적어도 한명쯤은 해당 초대장에 적힌 시공간의 좌표를 보고 파티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그러나, 파티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미래의 인류에게 초대장을 보냈지만 아무도 그의 초대에 응하지 않았던 것입니다.만약 시간여행이 가능하신 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한번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스티븐 호킹은 시간여행자들이 나타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를 시간순서보호 가설 (The Chronology Protection Conjecture) 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2. 시간 순서 보호 가설 (=연대기 보호 가설)
물리학 가설 중에서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제시된 방법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 순서 보호 가설 (The Chronology Protection Conjecture) 에 따르면 아무리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더라도 실제로 자연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인과율에 모순이 생긴다는 점 때문입니다. 자연은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존재한다는 인과율의 법칙에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수많은 모순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역설이 할아버지 역설입니다. 시간여행자가 과거로 돌아가여 자신의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자신이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할아버지를 죽이는 것도 불가능하죠.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타임 패러독스 (시간여행 역설) 들이 존재합니다. 이 역설들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 -> 과거로 돌아간다 -> 바뀐 과거가 다시 현재에 영향을 끼친다 ->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
이것을 닫힌 시간 곡선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인과율은 선형입니다. 즉, 원인과 결과가 일자형으로 반복되는 형태이며, 그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존재합니다.
원인->결과->원인->결과->원인->결과->(반복)
그러나 닫힌 시간 곡선은 선형이 아닌 끝없이 반복되는 루프 형태이기 때문에 선형으로 되어있는 자연의 인과율에서는 애초에 발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주는 이러한 인과율의 법칙을 지키기 위해 빛의 속도와 같은 제한 장치들을 만들어 놓은 것일지도 모르죠
그럼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절대 불가능한건가요? 그에 대한 대답은 “모른다” 입니다.엄밀하게는, 아직 불가능하다고 증명된 것도 아닙니다. 인과율에 위배되는 닫힌 시간 곡선은 존재할 수 없지만, 다중우주를 도입하여 닫힌 시간 곡선의 역설을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 본인도 처음에는 블랙홀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적이 있으나 2004년에 본인의 이론이 틀렸다고 발표한 뒤로, 불가능한 쪽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과학은 수많은 사람들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믿음을 산산히 깨부수는 과정에서 발전해 왔습니다.사람은 누구나 과거를 그리워합니다. 누군가는 순수했던 시절을 다시 경험하고 싶어하며 누군가는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화려했던 전성기를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거는 한번 지나면 더이상 돌아갈 수 없습니다.그렇기에 우리 삶의 매 순간이 의미있는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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