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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 정보/교양 과학

[물질관 - 고대편] 4원소설이 2000년간 깨지지 않았던 이유

by 껨독 202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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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관 4부작 포스팅은 다음과 같습니다.

1부 - [물질관 - 고대편] 4원소설이 2000년간 깨지지 않았던 이유

2부 - [물질관 - 근대편] 4원소설과 플로지스톤의 몰락에 이은 근대 화학의 태동

3부 - [물질관 - 근대편2] 보이지도 않는 원자의 생김새는 어떻게 알았을까?

4부 - [물질관 - 현대편] 기존 물리학의 법칙을 산산히 깨부순 보어의 원자 모형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우린 아무런 의심 없이 교과서에서 배웠습니다.
그러나 과학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이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만물이 무엇으로 되어 있을까?

만물의 근원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탈레스의 일원론에서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까지, 그리고 4원소설이 어떻게 2000년이나 물질관을 지배할 수 있었는지 알아봅시다~!


현재까지 알려진 고대 그리스의 인물 중 가장 오래된 인물인 탈레스는 최초의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무려 기원전 7세기의 인물입니다.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에서 생명이 시작되고 모든 생물은 물이 없으면 살수없으므로 만물은 물로 이루어져있으며, 또한 물로 되돌아간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또한 탈레스는 땅도 물 위에 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물 일원론을 주장하던 탈레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운동 경기 관람 중 탈수증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탈레스에 관해서 그의 견해를 체계적으로 세워보기에는 알려진 바가 너무나 적지만 만물의 근원을 찾으려는 그의 노력을 필두로 이후 여러 사상가들이 저마다의 물질관을 주장하게 됩니다.

탈레스 이후 그리스의 철학자 아낙시메네스(기원전 585~525)는 만물의 근원이 하나의 원소이지만, 그것은 물이 아닌 공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무한한 실체이며, 모든 사람은 공기를 통해서만 호흡이 가능하므로 구체적이고 감각할 수 있는 실체로서 공기가 만물의 근원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던 것이죠.

그러나 또다른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kleitos, B.C. 535~475)는 만물이 끝없이 변화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물이나 공기가 다른 형상으로 변화되는 것을 설명할 수 없으므로 끝없이 변화하는 ‘불’ 이 바로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고대 철학자들이 각자 자신만의 논리를 갖고 만물의 근원에 대해 물, 공기, 불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만물의 근원이 꼭 단 하나의 원소여야만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기원전 5세기, 엠페도클레스라는 그리스의 철학자는 여기에 딱딱한 것을 이루는 원소인 흙까지 추가하여 세상의 모든 만물이 바람·불·물·흙의 4개의 원소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것들이 사랑과 미움의 두 힘에 의해 분리되고 결합하는 것으로 만물의 생성·소멸을 설명했습니다. 지금의 과학으로는 말도 안되는 소리죠?

이후 4원소설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여 체계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잠시 후에 설명하도록 하고요

비슷한 무렵, 데모크리토스(기원전 460년 무렵 ~ 380년 무렵)는 만물이 쪼개지지 않는 입자로 이루어져있다고 주장했죠. 이는 현대의 원자론과는 조금 다르지만, 물질주의에 바탕을 둔 유물론은 근대 과학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데모크리토스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이 많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계는 이 원자와 텅 빈 공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원자가 합쳐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면서 자연의 모든 변화가 일어난다"고 했죠. 이 같은 입장에서 사물의 발달과 문화의 발달 등을 설명하였는데 이는 근대 이후 화학의 기본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천년 전에 이러한 생각을 했다는게 정말 놀랍지 않나요?

이제 드디어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손꼽히는 아리스토텔레스 차례입니다(기원전 384년 ~ 322년)

그는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설을 이어받아 좀 더 체계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만물이 물, 불, 흙, 공기로 이루어져있다는 4원소설의 기본 개념에 따뜻함, 차가움, 건조함, 축축함이라는 4가지 성질을 부여하여 원소들끼리 성질이 교환되고, 섞이는 비율이 달라지면 원소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의 물질관들에 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꽤나 설득력 있는 체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4가지 원소는 각각 온/냉과 건/습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뜨거우면서 건조한것은 불
뜨거우면서 습한 것은 공기
차가우면서 건조한 것은 흙
차가우면서 습한 것은 물

또한 각각의 원소는 위계질서가 존재하여 불과 공기는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흙과 물은 땅으로 떨어지려는 성질이 가장 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현상적으로 이해하기도 굉장히 쉬웠습니다. 예를 들어, 차가우면서 습한 성질을 갖는 물을 가열하여 차가운 성질을 뜨거운 성질로 바꿔주게 되면 뜨거우면서 습한 공기(수증기)로 변하여 상승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예시를 들어 볼까요? 뜨거우면서 건조한 불에 물을 끼얹어서 습하게 만들면 불이 사라지면서 온/습의 성질을 갖는 공기로 변했다고 생각했고요, 차가우면서 건조한 흙을 가열해서 뜨겁게 만들면 뜨거우면서 건조한 불꽃이 발생하며 타올랐습니다.

 

불+물+흙 = 생명 (?)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서의 4원소설은 실제 일어나는 현상을 직관적으로 설명가능했기 때문에 무려 2000년 가까이 이어지며 중세 연금술의 기초적인 이론이 되기도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비록 현대의 기준에서는 과학이라고 부르긴 힘듭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 증거를 쌓아가면서 연역적으로 정의하기보다 목적론적 세계관에 따라 결론을 정해놓고 추론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여준 놀라운 직관력과 학문적 방법론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학자로써 불리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세운 거대한 체계는 매우 오랜 시간동안 서양의 물질관을 지배해 오다가 근대에 이르러 라부아지에라는 화학자에 의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나서야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틀렸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2부 - [물질관 - 근대편] 4원소설과 플로지스톤의 몰락에 이은 근대 화학의 태동

 

[물질관 - 근대편] 4원소설과 플로지스톤의 몰락에 이은 근대 화학의 태동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서양의 물질관을 지배해 왔는데요. 중세시대의 연금술사들은 4원소설을 기반으로 물질의 변화를 탐구했습니다. 심지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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